23명의 인명 피해를 낸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에 대한 책임으로 회사 대표 등에게 중형이 선고된 것에 대해 노동계에서 '의미 있지만 아쉬운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수원지법 제14형사부(부장판사 고권홍)는 23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박순관 아리셀 대표이사와 박 대표 아들 박중언 총괄본부장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법원이 "중대재해처벌법·파견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모두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총은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는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의무 위반이 여타 중대재해에 비해 훨씬 더 중대한 범죄였다"라며 "반복된 위험에도 최소한의 안전대책조차 마련하지 않은 것은 이윤을 위한 축적이 낳은 총체적 인재"라고 짚었다.

다만 "선고 형량은 여전히 미흡하며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깊은 한을 풀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라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다시는 노동자의 죽음이 기업의 탐욕으로 반복되지 않도록 강력한 제도 개선과 처벌 강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또한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은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한 기업 경영책임자의 무거운 법적·사회적 책임을 분명히 확인한 매우 중요한 판례"라며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는 사업주들에게 강력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노총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안전투자에 대한 기업의 무관심과 안일함이 반드시 개선되길 바란다"라며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할 책임 있는 자세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기업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실히 자각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 또한 "검찰이 구형한 징역 20년에는 미치지 못한 만큼 아쉬움이 남는다"며 좀 더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남겼다.